Greetings(손님들에게) 5441

그림자의 질량

새들은 떨쳐낼 수 있어도 인간은 패대기치지 못하는 그것, 수묵빛의 저 그늘 한 채를 중력이라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실존의 버거운 중량 같은. 육신의 저 후미진 안쪽, 컴컴한 지층 어디쯤에 끈적하게 들어차있을 온갖 욕망의 현현과도 같은. - 최민자, 수필 '그림자의 질량' 중에서 질량이 없는 그림자.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그림자. 그러나 누군가 두고간 그림자는 실제보다 길어서, 매일 느낌이 다른 빛깔과 소리와 냄새를 남기기도 합니다. 그것을 발자취라고, 그리움이라고 되뇔 때가 있습니다. 여운이 남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의 됨됨이의 질량, 그리움의 무게가 아닐까 싶습니다.

독립적인 사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은 그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 사랑은 조건을 달지 않습니다. 그냥 좋아서 그냥 사랑하니까 무조건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정도라는 것이 있어서 상대가 할 수 있는 것까지 해야만 하는 것까지 모두 해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자식에 대한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독립적인 사람으로 기르기 위한 부모의 마음가짐과 기준, 그리고 일관된 계획이 필요합니다.

마음은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

마음은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 ​ ​ 거울은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무엇이든지 비친다. ​ 그러나 거울은 어떤 물체가 앞에 나타나야 비치게 된다. 물체가 사라지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 거울에 물체가 비쳤다 하여 거울로부터 태어난 실물은 없다. 그저 비친 것 뿐이다. ​ 또한 물체가 사라졌다 하여 거울로부터 없어진 것은 아니다. ​ 그저 사라진 것 뿐이다. 거울에 아름다운 꽃이 비쳤다. ​ 그 비친 영상은 아름답지만 거울 자체는 아름답지 않다. 더러운 것이 비쳤다 하여 거울 자체가 더러워지는 것은 아니다. ​ 거울에 물체가 비쳤다 하여 거울 자체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도 아니고, 물체가 사라졌다 하여 거울의 무게가 줄어들지도 않는다. ​ 인간 본래의 마음은 어떤 악으로도 더럽히지 못하..

도보 성지순례

오늘 본당 행사로 도보 성지순례가 있었습니다. 오전 8시에 출발해서 잠수교를 건너 강북 강변로를 걸어 새남터 순교 성지를 순례했습니다. 오랜만한 찾은 새남터순교성지. 성지 안내봉사를 하던 시절 열정 가득한 해설을 쏟아냈던 주문모 야고보 신부님에 대한 이야기.... 이제는 복자가 되셨으니 기쁩니다. 참 아름다운 오월 주말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생의 숱한 짐들 중에

인생의 숱한 짐들 중에 ​ ​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를 혜쳐 나가야 하는 젊은이는 그 출발점에서 항해에 필요한 여러가지 짐들을 옮겨 싣는다. 그 짐에는 '사랑', '성공', '출세'등 이런 저런 이름표가 붙어 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바다는 워낙 거칠고 험하기 때문에 그 모든 짐들을 싣고 가기란 쉽지가 않다. ​ 그래서 숱한 사람들은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짐을 하나씩 던져 버리기 시작하는데 이러기를 잘하는 사람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 마련이다. ​ 물론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지에 남들 보다 일찍 도착할 수는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도착해서 보면 그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은 공허한 배일뿐이다." ​ 가끔씩은 슈바이처박사가 한 이 말을 가슴속에서 꺼내어 견주어 볼 때가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 ​ ​ "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아요.. " 라는 말 뒤에는 " 친해지고 싶어요 " 라는 말이 들어 있어요 . " 나중에 연락할께 " 그 말 뒤에는 " 연락 기다리지 마세요 " 라는 말이 숨어있죠 . " 나 갈께.. " 라는 말 뒤에는 " 제발 잡아줘 " 라는 말이 숨어있어요 . " 사람은 참 좋아 " 그 뒤에 말줄임표에는 " 다른 건 다 별로지만 " 이란 말이 포함돼 있죠 . " 어제 필름이 끊겼나봐 " 그말 뒤에는 " 챙피하니까 그 얘긴 꺼내지마 " 란 말이 들어 있어요 . " 왜 그게 궁금하세요 ? " 그 뒤에 말 줄임표에는 " 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 라는 말을 삼키고 있을 거예요 . 사람의 말 뒤에는 또 다른 말이 숨어 있을 때가 있죠 .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치거나 상처..

감사의 행복

감사의 행복 ​ ​ 내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그리고 내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되도록 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습니다. ​ 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 감사하면 행복하리라. 감사하면 따뜻하리라. 감사하면 웃게 되리라. 감사하기 힘들 적에도 주문을 외우듯이 시를 읊듯이 항상 이렇게 노래해 봅니다. ​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 산을 바라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 산의 깊음을 통해 오래 오래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사계절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산책을 나갈 수 있고 새들이 지저귀는 숲길에서 고요히 기도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모든 것을 은총의 ..

문득

물방울 한 방울 이마에 떨어졌네 내가 산길을 무심코 내려오는 그 지점 나무도 얼떨결에 손 뻗쳐 무거운 물방울 내려놓은 그 순간 톡, 떨어져 앞이 환해졌네 - 나석중, 시 '문득' 고심해도 해결되지 않던 것들이 문득 풀릴 때가 있습니다. 별것 아니었다는 듯, 문득. 무게에 무게를 더한 생각은 물방울만 한 크기도 버거워 가볍게 비울수록 환해지곤 합니다.

오월의 날씨처럼

즐거운 듯이 만면에 웃음을 지어라. 어깨 펴고 심호흡을 하자. 노래를 부르자. 노래가 아니면 휘파람이라도 좋다. 휘파람이 아니면콧노래라도 좋다. 자신이 사뭇 즐거운 듯이 행동하면 침울해지려 해도 결국 그렇게 안 되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 데일 카네기 심각할 때가 있습니다. 마냥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너무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지나다 보면 절로 즐거워지기도 합니다. 오월의 날씨처럼, 환한 웃음과 밝은 생각으로 오늘을 견뎌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