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기도

기다리는 사람

뚜르(Tours) 2006. 12. 17. 11:23

      기다리는 사람 깊은 밤에 창문을 열었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는데 창밖엔 온통 눈꽃이 피었고 큰 눈송이들이 빈 공간을 메우려는 듯 하늘 가득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밤 한 시에 조그만 철야 기도회에 강의가 있어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날씨가 포근한 탓에 봄눈 녹듯이 녹는 덕에 이런 깊은 밤에도 내 이야기를 들으려는 그래서 힘을 얻고 위안을 얻으려는 가난한 이들 위해 조심조심 차를 몰아 갔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이 오지 않아요." 기도회장이 전화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없어요." "돌아 올 때 힘들 것 같아 그냥 가겠어요." 적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부담과 돌아 올 때 힘들 것 같아서 가던 길을 되짚어 오면서 곧 후회했습니다. 눈 내리는 밤에 그래도 몇명이 내 이야기를 들으려 했건만 나는 내 자신만의 기준으로 가던 길을 아니 가야할 길을 돌아서 버린 것이 아쉬웠습니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이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그들의 축복을 빌었습니다. 대림 3 주일입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주님께서 오실 때가 되었습니다. 아니, 마음 속에 그분을 맞이할 준비가 된 이에겐 이미 그분은 와 계십니다. 언제든 그분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오시는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