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우암 송시열 탄신 400주년 기념 서화전' 진경산수화 걸작 뒤엔 송시열의 그림자 창안자 창강 조속부터 완성자 겸재 정선까지 17, 18세기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100점 전시 | |||||||||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봄 정기전으로 마련한 ‘우암 송시열 탄신 400주년 기념 서화전’은 진경시대의 정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을 우암 송시열(1607~1689)이라고 본다. 간송미술관 최완수 연구실장은 “우암 송시열은 중국에서 들어온 주자 성리학을 중국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조선 성리학으로 발전시킨 율곡학파의 3대 수장으로서, 조선 고유색을 확고히 하는 진경문화의 뿌리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13일부터 27일까지 하는 이번 전시는 우암보다 12년 연상으로 진경산수의 서막을 연 창강 조속(1595~1668)부터 겸재 정선에 이르는 17, 18세기 그림과 글씨 100점을 내놓는다. “중국풍을 따르던 조선 전기 화풍이 독자적인 후기 진경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을 보여주는 전시다. 진경산수는 창강이 창안하고 겸재가 완성한 것”이라는 게 최 실장의 설명이다. 전시작에는 겸재의 그림이 31점으로 가장 많다. 겸재 그림의 절정이라 할 만한 <풍악내산총림> <단발령망금강> 등 걸작들이다. 글씨로는 송시열과 서포 김만중, 호방한 글씨를 남긴 정명공주, 동국진체의 틀을 확립한 윤순 등의 작품 14점을 볼 수 있다. 창강이 금강산과 오대산을 직접 가서 보고 그렸다는 그림은 남아 있지 않고, 이번 전시에는 <고매서작(古梅瑞鵲)> 등 창강의 그림 4점이 나온다. <고매서작>은 매화나무 가지에 앉은 까치를 그린 것으로, 실제로 사생해서 그렸다는 점에서 진경시대의 출현을 알리는 걸작으로 꼽힌다. 창강과 겸재 사이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중국풍을 따르던 기존 화풍과 거기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지나 진경의 정수에 이르는 변천 과정을 보여준다. 예컨대 진경시대와 그 이전이 어떻게 다른지 뚜렷이 대비되는 그림으로 <어초문답(漁樵問答)>이 있다. 어초문답은 나무꾼과 어부가 천지사물의 이치를 논한다는 북송시대 유학자 소옹의 글을 그림에 담은 것으로, 같은 소재라도 김명국의 그림은 등장인물의 옷차림이며 표현기법이 중국식인 반면, 겸재의 그림에서는 지게가 등장하고 옷차림도 우암의 영향으로 당시 조선에서 널리 유행했던 선비들의 옷, 학창의를 입고 있다. (02)762-0442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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