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 106

내가 좀 더 들어주자

딸만 6명인 어느 행복한 가정이 있었습니다.어느 날, 엄마가 친구로부터 예쁜 인형하나를 선물 받았습니다.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아이는 6명이고 인형은 하나라서 누구에게도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엄마는 고민 끝에 말했습니다."오늘 제일 말 잘 듣는 사람에게이 인형 줄게"그 말을 듣자, 여섯 딸이 엄마에게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에이~ 그럼 아빠 거잖아!"아이들 보기에 아빠가 엄마 말을제일 잘 듣는 사람으로 보인 것입니다.아이들의 눈에 그렇게 비칠 정도면행복한 가정이라고 해도과언이 아닙니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은'들어주기를 힘쓰는 삶'입니다.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추한 삶은'들어 달라고 떼쓰는 삶'입니다.이처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존중해 준다면,행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사람에게 입이 하나고,귀가 ..

東西古今 2025.01.09

그 겨울의 찻집에서 /배월선

그 겨울의 찻집에서  /배월선  풋풋한 허브 향기가 나는따뜻한 벽난로 옆에 낡고 오래 된 첼로와커피 한 잔이 있는그 겨울의 찻집에서 그 겨울의 찻집에 가면먼저 와서 기다리며 서성대는어떤 사람 만날 수 있으려나, 꿈에도 그립던 사람아주 부드러운 소설처럼 한 권의 표지가 되는내 기억 속의 사람 그 겨울의 찻집에 가서날이 흐릿한 오늘은꺼내어 읽어보고 싶다.

이 한 편의 詩 2025.01.08

소금 장수의 딸

어느 마을에 부잣집 아들이소금 장수 집 딸을 너무도 사랑해서그녀와 결혼하려고 했습니다.부잣집에서는 심하게 반대했는데그날부터 부잣집 아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자할 수 없이 결혼을 허락했습니다.하지만, 결혼을 반대한 부잣집에서는이후 며느리에게 심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시집살이가 어찌나 지독한지 마을 전체에 소문이 자자했고,소금 장수 부부도 알게 되었습니다.시름에 빠진 소금 장수 집 부인은 남편에게'사돈댁을 우리 집에 초대해 음식 대접을 하자'라고제안했습니다.하지만, 부잣집에서는 소금 장수부부의 초대를 거절했습니다.그 후에도 여러 번 간청하자, 부잣집 부부는마지못해 초대에 응했습니다.소금 장수 부부는 사돈 내외가 오자,갖가지 음식을 잔뜩 차려 밥상을 올렸습니다.사돈 내외는 음식을 입에 한 번씩 가져가더..

東西古今 2025.01.08

겨울 나그네 9 /전병윤

겨울 나그네 9    /전병윤불빛 환한 그대 창가에설토화 꽃잎 쏟아지는 눈발온몸으로 받으며뜨거운 내 가슴남김없이 슬어 주던 밤지우려고,눈길을 가고 있습니다달빛 바래고밤도 하얗게 깊었는데백열등 촉수를 높이고잠을 쫓고 있는 지난날그림자마저 지워진 줄 알았는데장밋빛 붉던 그대 가슴속아직 난,해바라기로 살고 있습니다.

이 한 편의 詩 2025.01.07

수도꼭지

침묵은 부패하기 쉬운 질료다. 밀폐된 방안에 너무 오래 괴어 있으면 쉽게 상한다.오랜 세월 홀로 살아온 노모는 눅눅하고 퀴퀴한 침묵을 체질적으로 견디지 못한다.그래서 늘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수도꼭지를 헐겁게 잠가 놓는다. 똑똑똑똑···.반향을 남기며 규칙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그 소리는 결코 소음이 아니다.노모가 식성에 맞게 침묵에 가미하는 일종의 향신료다.- 정희승, 수필 ‘수도꼭지’물론 떨어진 물방울은 모아서 다시 쓸 테지만,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마치 침묵에 가미하는 향신료 같다는 생각이 신선합니다.너무 고요해서, 적막해서 우리는 홀로 중얼거리거나 자신에게 말을 걸기도 합니다.마침표처럼 꼭 잠근 문장보다는 말줄임표의 흘리는 의미 같은 소리,그런 배음에 안심하는 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