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5441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마태 16,24-26)" 다미아노 십자가 오늘은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입니다. 이탈리아 아시시는 위쪽 동네에는 귀족들이 살고 길 아랫동네는 평민들이 사는 두 마을로 나뉘어있습니다. 클라라는 귀족이므로 윗동네에서 태어났고 옷감 상인의 아들 프란치스코는 아랫동네에서 태어났습니다. 한 마을에서 위대한 성인 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가 태어난 마을이지요. 청년 프란치스코와 소녀 클라라의 애틋한 사연이 서려있는..

폭풍전야(暴風前夜)

사랑을 받기 위해서 사랑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사랑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것은 천사이다. -라마르틴- 아침인데 폭풍전야(暴風前夜)란 말이 생각납니다. 남부지방은 폭우와 폭풍이 분다고 하는데 제가 사는 이곳은 조용히 비만 내리고 바람도 없습니다. 하필 태풍이 오는 날 이사하는 집이 있네요. 오전엔 이사를 가고 오후에는 이사를 오는데 오후에도 큰 고생 없기를 빕니다. 우리를 지키시는 수호천사님께 '카눈'으로 큰 고통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3. 8. 9

태풍 '카눈'

벽창호 앞뒤가 꽉 막힌 고집불통을 우리말로는 '벽창호'라고 하는데, 이 말은 원래 '벽창우(碧昌牛)'에서 나온 말입니다. 평안북도 벽동(碧潼)과 창성(昌城) 지방의 소(牛)가 크고 억세다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게다가 이 지방의 소들은 제 기분에 맞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는 고집불통이었으며, 모르는 사람이 와서 끌고 가려고 하면 고집스럽게 버텨서 웬만한 어른들도 다루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힘이 세고 고집이 센 벽동과 창성의 소들의 특성을 빗대어 '벽창우'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벽동과 창성의 소같이 '고집이 세고 무뚝뚝한 사람'을 가리킬 때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태풍 '카눈'으로 온 나라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무책임하게 자연을 파괴한 인간에게 이상 기온, 엄청난 호우, 태풍과 ..

희망을 주는 이정표(里程標), 입추(立秋)

입추(立秋) 24 절기 중 13번째 절기이며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에 들어 있다. 태양의 황경이 135°에 있을 때이며 양력 8월 8일경이 된다. 이때에 김장용 무·배추를 심고 오곡백과가 뜨거운 햇볕에 익어 가는 계절이다. (*다음백과사전 참조) 가을의 문턱인 입추(立秋)입니다. 가을(秋)은 벼(禾)가 뜨거운 햇볕(火)에 익는다는 뜻입니다. 올여름이 너무 무더워 가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입추(立秋)가 되면 아침과 저녁에 서늘한 바람이 불지요. 하지만 한낮의 더위는 여전히 불볕입니다. 말복(末伏)이 지나고 처서(處暑)가 되어야 진정한 입추(入秋)가 됩니다. 그런데 입추를 한자로‘入秋’라 하지 않고 왜 ‘立秋’라 쓸까요? 입추뿐 아니라 ‘立春, 立夏, 立秋, 立冬’도 다 설 ‘立’ 자를 쓰..

패륜적 세상

산통 깨다 '일을 그르치게 하다'라는 뜻으로, 길이 10cm 10cm가량의 향목이나 금속 혹은 대나무를 조각내어 괘(卦)를 새긴 것을 산가지 또는 산대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산대를 넣은 통을 산통이라고 합니다. 점을 칠 때 산통을 대여섯 번 흔든 다음 산통을 거꾸로 들면 그 구멍으로 산가지가 나옵니다. 이 산가지의 괘로 점을 치는 것을 산통점이라고 합니다. 이때 산가지를 집어넣는 산통을 깨버린다는 것이므로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어 버린다는 뜻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어제저녁에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동차가 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안내 방송이 없어 궁금했습니다. 15분이 지나서야 신논현역에서 발생한 민원을 조치하기 위해 늦어진다는 안내 방송이 있었습니다. ..

아침에 하는 나의 습관

조바심 옛날 4대 곡식으로 쌀, 보리, 밀과 더불어 조가 있었습니다. 타작을 옛말로 ‘바심’이라고 했는데, ‘조’ 타작이 조바심의 유래가 된 것입니다. 조를 수확할 때 이삭을 잘라다가 한꺼번에 두드려서 텁니다. 그런데 조는 두껍고 질긴 껍질에 겹겹이 쌓여 있어서 타작을 하려면 조 이삭을 모아놓고 아예 부술 정도로 두드려야 탈곡이 되므로 옛 농부들은 ‘조’ 탈곡을 가장 힘들어 했습니다. 그러니까 농부들에게는 ‘조바심’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것입니다. 아침에 하는 나의 습관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루틴이라고 단정할 행동이 불분명해 보입니다. 일찍 일어나면 스트레칭도 하고 양치하고 머리 빗고 물 한 잔 마시고 촛불 켜고 기도를 바칩니다. 그런데 오늘 처럼 늦게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빼먹습니다. 그러니..

병자를 위한 묵주기도

터무니없다 터무니없다는 말은 '터의 무늬가 없다'는 말에서 유래했고, '터무니없다' 줄임말이 '턱없다'입니다. 터의 무늬(자리)가 없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터무니는 터+무늬에서 유래한 것이고, 터는 본래 집이나 건축물을 세운 자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집을 허물면 주춧돌 자리 나 기둥을 세웠던 자리들이 흔적으로 남아 있게 되는데 흔적(무늬)조차 없는 경우에는 그 자리에 집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게 됩니다. 터의 무늬(자리)가 없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오늘은 8월 첫 토요일입니다. 저희 본당 65세 이상의 형제가 모이는 요셉회 8월 월례회가 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기에 병 때문에 모임에 못 나오시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또한 회원 가족들 중에도 투병 중인 분들이 있습니다...

찜통더위 속의 기도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 옛날 시골 흙벽돌집에 가면 창문을 달수도 없고 하니 문틀 없이 그냥 종이로 창문을 흉내 내서 종이만 발라 놓은 것이 있습니다. 열 수도 없고 당연히 그걸 '봉창'이라 합니다. 어느 촌사람이 방 안에서 자고 있다가 밖에서 누가 부르니 잠결에 문인지 창인지 구분 못하고 봉창을 문인줄 알고 열려고 더듬거리다가 내는 소리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찜통더위 속의 기도 /정연복 찜통 속의 고통을 통과함으로 맛과 영양이 더 깊어지는 옥수수와 감자 호박과 가지 등을 생각합니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 열받아 짜증 내지 말고 마음을 잘 다스리게 하소서. 한겨울에 온몸 오들오들 떨며 간절히 사모했던 따스함이 지금 내 곁에 와 있는 거라고 유머러스하게 생각하게 하소서...

기억의 불꽃

뜬금없다 조선시대 말단 벼슬 중에 '말감고'라는 벼슬이 있었습니다. 말감고가 하는 일은 그날그날 장에 나온 물건의 수요와 공급을 조사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사람이 기준가격을 공지해야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즉, 말감고가 그날그날의 금(가격)을 띄워야(공지) 거래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이 되는 가격을 '뜬(띄운) 금(가격)'이라고 합니다. '뜬금 없다'라는 말은 띄운 금이 없는, 곧 시세가 없는 황당한 경우를 이르는 말이며 지금은 갑작스럽거나 엉뚱한 경우를 뜻합니다. 기억 - 문정희 ​ ​ 한 사람이 떠났는데 서울이 텅 비었다 일시에 세상이 흐린 화면으로 바뀌었다 네가 남긴 것은 어떤 시간에도 녹지 않는 마법의 기억 오늘 그 불꽃으로 내 몸을 태운다 ​ ​- 시..

내면의 아이

팽개치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도록 확 집어던지는 걸 팽개친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대나무나 싸리가지 끝을 여러 갈래로 쪼개서 흙을 채워 넣고는 새들이 있는 쪽으로 힘껏 내동댕이칩니다. 후두둑하는 소리에 새들이 쫓겨가도록. 대나무나 싸리가지로 만든 그 도구의 이름이 바로 팡개입니다. '팡개'치는 겁니다. 지극히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물건을 팽개치며 과격하게 분노를 표출한다면, 내 안에 성장하지 못한 내면의 아이, 분노로 성장을 멈춘 미숙한 아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분노는 가족이나 사회에서 어울려 사는 것을 방해합니다. 저는 오래 전에 피정 중에 이 내면의 아이를 찾았습니다. 묵상 중에 분노하는 제 어린 시절의 모습. 요즘 묵주 기도 중에 아직도 제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님,..